1. 들어가며: 거래 주체의 변화와 경제적 함의
최근 매우 흥미로운 책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21세기 디지털 전환의 다음 단계는 단순한 기술적 자동화가 아니라, 경제적 행위자의 정의 자체를 재구성하는 일입니다. Gartner의 Don Scheibenreif와 Mark Raskino는 2023년 『When Machines Become Customers』에서 “기계가 고객이 되는 세상”을 예고하며, 이 흐름이 단순한 IT 트렌드가 아니라 향후 10년간 기업 생존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계’는 센서와 알고리즘, 학습된 판단 능력을 가진 비인간형 인공지능 에이전트입니다. 이들은 인간의 지시 없이도 독립적으로 제품 정보를 탐색하고, 가격과 납기를 비교하며,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춥니다. 이른바 ‘기계 고객(Machine Customers)’입니다.
2. 기계 고객(Machine Customer)의 정의와 핵심 조건
기계 고객은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비인간 구매 주체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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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perception): 센서 및 외부 데이터 인터페이스를 통해 상태 및 요구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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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judgment):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대안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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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action): API 또는 자동화된 금융/계약 시스템을 통해 거래 실행
즉, 기계 고객은 단순한 반복 자동화 시스템이 아니라, 의도 기반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독립적 경제 행위자입니다. 이들의 행동은 전통적인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에 의해 이해되거나 조작되지 않으며, 오로지 정량적이고 구조화된 데이터에 반응할 수 있습니다.
3.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 인간 중심 UX에서 기계 중심 DX로
기계 고객의 확산은 기존의 사용자 경험(UX) 설계 원칙을 근본적으로 뒤흔듭니다. 감성적 광고, 브랜드 정체성, 오프라인 터치포인트 중심의 마케팅 전략은 기계 고객에게 무의미합니다. 대신 다음의 네 가지 전환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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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중심에서 효율 중심으로: 트랜잭션 비용 최소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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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에서 신뢰 데이터로: 반복가능성과 정확성 기반 정보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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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브랜딩에서 프로토콜 최적화로: 알고리즘이 해석 가능한 구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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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접점 중심에서 API 접점 중심으로: M2B(Machine-to-Business) 프로토콜 설계
결국 이는 B2C 영역뿐 아니라 B2B 생태계에서 에이전트 기반 트레이딩 인프라의 구축을 가속화합니다.
4. 사례 고찰: 실질화되고 있는 기계 구매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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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 Dash Replenishment: IoT 기기가 소비재 상태를 파악하고, 조건 기반으로 아마존에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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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 Ariba: 기업용 구매 AI가 복수 벤더의 조건을 비교해 자동 견적 요청 및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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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ch 공정 시스템: 설비 내부의 센서가 부품 마모율을 기준으로 구매 조건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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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esforce Einstein GPT: 리드의 행동을 분석해 자동으로 다음 액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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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han PEAK: A2A 기반 B2B세일즈 인텔리전스 솔루션
이들 시스템은 의사결정 알고리즘과 거래 실행 시스템이 연동된 구조로, 사람의 개입이 없거나 최소화되어 계약과 재고 조정이 이루어집니다. 즉, 계약의 양 당사자 중 적어도 하나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5. PEAK의 대응 모델: A2A 기반 B2B 세일즈 인프라 구축
PEAK는 이러한 전환 흐름 속에서 A2A(Agent-to-Agent) 세일즈 모델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해당 모델은 다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됩니다:
(1) 거래 주체로서의 에이전트 구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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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yer Agent: 조직 내 수요 데이터 기반으로 조건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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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ler Agent: 제품 메타데이터, 이력 기반 제안 구조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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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gotiation Agent: 양측 의도 기반 제안 조정 및 거래 조건 자동화
(2) 기계 신뢰를 위한 데이터 표준화 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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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카탈로그: JSON-LD, schema.org 등 기계 해석 최적화 구조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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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조건: SLA 기반 구조화 계약 모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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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점수: 거래 이력, 이행률, 피드백을 통한 정량 신뢰 지표 생성
(3) M2B Interface 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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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간 통신을 위한 API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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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조건 협상 및 가격 정책 유동화 로직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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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 테스트를 통한 피드백 기반 자율 개선
이 구조는 궁극적으로 인간 판매자의 역할을 전략 분석가 및 정책 설정자로 이동시키며, 반복적 세일즈 과정은 에이전트가 대신 수행합니다.
6. 윤리 및 법적 고려: 계약 주체로서 AI의 지위
기계 고객은 법적으로 미확정된 존재입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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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체결한 계약은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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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편향된 결정을 내려 특정 공급자를 차별했을 때의 법적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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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에이전트의 행위가 불공정 거래를 유도했을 경우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해결은 기술 규범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상법, 소비자보호법, 알고리즘 투명성법(Algorithmic Transparency Act) 등과의 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PEAK는 이에 대비해 ‘거래 에이전트 행동 감사’ 및 ‘거래 재생 가능성’을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여 개발 및 관리하고 있습니다.
7. 결론: 선택이 아닌 필연의 전환
『When Machines Become Customers』는 단지 예측서가 아니라 현존하는 기업의 역할 전환을 요구하는 선언문입니다. 이 변화는 기업의 마케팅, 제품 설계, 서비스 제공 방식을 전면 재구조화할 것을 요청합니다.
PEAK는 이 선언에 따라 다음의 세 가지 방향성을 고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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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고객을 위한 거래 최적화 : 51~99% 거래 가능성 분석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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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기반 데이터 브랜드화 : 모범 영업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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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의 활동성과 인간 중심 의사결정 협업
우리의 다음 고객은 인간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에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점입니다.